#철벽테스트 박건: 안녕하세요 -> 네, 안녕하세요. 저기 번호좀 주세요 - (채소윤이면 준다) 제 이상형이세요 - (채소윤이면 웃어준다) 제 번호 드릴까요? - (채소윤이면 받는다) 저랑 사귀어 주세요 - (채소윤이면 사귄다) 이번주 토요일에 뭐해요? - 쉬겠죠. 채소윤: 안녕하세요 -> 네? 저기 번호좀 주세요 - 헉(복희에게 연락한다) 제 ...
애옹- 고양이 울음소리가 평소처럼 들려왔다. 언제부터인가 슬슬 K의 머리카락 색을 꼬리에서부터 덕지덕지 묻힌 듯 퍼뜨리고 있던 고양이 K는 애교까지 슬슬 늘어나고 있었다. 원래도 애교가 많기는 했으나, 그건 모두 K에게 한정된 것이었고 Y에겐 허용되지 않았던 것이 그에게까지 조금 흘러갔다는 점에서 애교가 늘었다고 표현할 만했다. 그리고 그 애교를 장착한 작...
- 신산호 신산호, 친구는 없는 주제에 자주 깝치고 다님. 교내 취급은 딱 이런 취급 마르고 힘이 약한 대신 지구력이나 달리기는 무척 빠름 이유는 아마 여기저기에서 까불고다니다가 도망칠 일을 제가 직접 수없이 만들어서인 듯. 그러나 생각보다 까불거리는 행동과 달리 처음엔 낯을 엄청 가려서 배준협이 물어다주는 친구와 주로 친해짐. (확실히 배준협한테 배망덕이...
- 배준협 배준협, 고등학교 1학년 시절 신산호 뒷담인 척 좋은놈 피력한 덕에 생긴 산호애비라는 별명이 고삼 쯤 되니 줄여서 산와머니된 건 아직도 의문. 네글자를 줄여서 네글자가 되는 건 배준협을 산와머니로 만든 친구들만이 아는 비밀 당시 뒷담은 이런 느낌 배준협 (아, 신산호? 그새끼 생각이 없어. 뭐 말해도 존나 기억 소멸됨.) 같은반1(인정. 존나 생...
“아, 진짜 오빠! 놀랐잖아!”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프다. 무겁기 짝이 없는 머리를 겨우 들어 올리자 흐린 시야와 어두운 공간 사이로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익숙한데, 누구더라. 노아 도련님? 네이션? 호연 님? 에나스 황태자? 그것도 아니면, 아, 모르겠는데. 누구라고 생각하기도 전에 눈물이 먼저 쏟아졌다. 목소리에서 향기가 났다. 내가 아주 예전부터 느...
10월 31일. 오늘이, 내일이, 그리고 그 다음 날이 무슨 날인지 아느냐고 묻는다면 과감히 대답해주리라. “빡건 과제 하는 날.” 오늘도 박건은 과제 덕에 과방에 박혀 있다. 도면을 들고 집중하는 걸 보면 진짜 멋있는데 그만큼 짜증이 난다. 10월도 다 지나가는데 남은 건 잉크를 손에 묻히고 직선을 긋느라 까매진 자가 다였다. 그리고 덤으로 포맥스 조각도...
“할로윈 누가 만들었냐 진짜.” 서해주가 화를 냈다. 권도현은 시즌 품목을 보며 묵묵히 화장품 매장을 둘러보았다. 다른 걸 사러 왔으면서도 화장품 매장에 눈이 가곤 해서 들어와 놓곤, 예쁘게 꾸며진 할로윈 매장에서 서해주는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그럴 만도 했다. 시즌마다 디자인팀은 갈려야 했다. 얼마 전에 가을 신제품을 내며 화를 냈는데 이제는 또 크리스...
쏴아아아아- 비가 세차게도 내렸다. 할로윈에 내리는 비는 음산한 만큼이나 사람을 들뜨게 하는 소량의 마약이 녹여져 있는 듯했다. K는 블라인드를 내리며 왠지 모를 기분 좋은 들뜸에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해는 이미 지고 closed 팻말이 걸린 텅 빈 가게에는 할로윈을 맞아 가게에 들여놓은 장식들과 엉터리로 만들어진 잭 오랜턴이 반짝이고 있었다. 특히나 눈 ...
아무튼, 마음은 놓였고 팔뚝은 저렸다. 커다란 감자 하나가 팔뚝 위에 잘못 얹어진 느낌이었다. 비몽사몽 한 정신으로 이제는 제 팔이 아닌 것 같은 팔뚝을 보자 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조그만 놈 하나가 뭉그적뭉그적 제 팔을 베고 품에 기대어 미간 주름 하나 없이 단잠을 자고 있었다. 어슴푸레한 햇빛을 받아 조그만 놈은 퉁퉁 부은 얼굴을 내보이고 있었다. 평소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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